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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리뷰] 찬란한 멸종_이정모

by 궁금증환자 2026.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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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도 무척 덥습니다. 비가 순식간에 내렸다가 금세 그치는, 지금까지는 동남아 기후라 생각했던 '스콜'이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유럽의 살인적인 더위 소식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지구가 점점 사람이 살기 어려운 행성으로 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런 기후 변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지구가 반복적으로 엄청난 대변화를 겪었고, 그 결과 몇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는 것은 이제 상식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되고 충격적인 일이라서 100%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환경파괴는 계속 벌어지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그 대멸종이 '두려운' 것이 아닌 '찬란한' 것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정모 작가입니다.

 

1. 과학으로 수다를 떠는 수상한 관장님

이정모 작가님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울시립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의 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는 유튜브를 통해 이 분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어려운 주제도 쉽게 풀어내는, 참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재주를 갖고 계시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분이 쓴 책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고 저서를 찾아보게 되었죠. 작가님의 주요 저서로는 《공생 멸종 진화》,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등이 있습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진화와 생명과학의 주제를 특유의 유머와 친절한 비유로 풀어내 누구나 과학에 쉽게 다가가게 하는 귀한 분입니다.

 

2. 멸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진화의 시작

이 책은 2150년부터 시작합니다. 인류는 이미 멸망했고, 살아남은 마지막 인공지능이 인생의 마지막을 회상하듯 지구의 46억 년 역사를 돌아봅니다. 각 챕터를 이끌어가는 화자(話者)는 인간이 아닙니다. 삼엽충, 산호, 범고래 등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지난 다섯 번의 대멸종을 직접 겪어낸 생명체들입니다. 그들은 각 대멸종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이 살던 시대에 일어난 일을 마치 남 일처럼 풀어냅니다. '이런이런 상황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겼고, 그래서 우리는 없어졌지' 하는 식이죠. 그리고 마지막에 인류가 초래했다고 여겨지는 여섯 번째 멸종이 등장합니다.

 

지구 역사를 돌아보면서 작가는 멸종은 모든 것이 사라지는 비극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멸종이란 기존의 지배종을 퇴장시키고 새로운 생명체에게 번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생명력의 원동력'임을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고생대부터 중생대까지 지구를 휩쓸었던 다섯 차례의 거대한 대멸종을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작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운석 충돌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공룡의 멸종이 없었다면, 오늘날 인류를 포함한 포유류의 번성이 과연 가능했을까요. 압도적인 지배종의 퇴출로 인한 자연스러운 환경의 변화, 이것이 멸종이라는 현상의 존재이유라는 것이지요.

 

3. 인류의 책임, 그리고 우리가 할 일

하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은 과거의 자연적인 멸종들과 달리 '단일 종'인 인류에 의해 촉발되고 있음을 작가는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우리만, 인간만 마음을 바꿔 먹고 행동하면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류의 책임이 큽니다. 그렇기에 기후 위기로 인해 가속화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을 늦추기 위해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정말 작은 힘을 꾸준히 보태야겠다고 다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은 지구의 긴 역사를 통해 생명은 늘 위기를 극복해 냈지만, 이번 위기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태적 감수성을 서둘러 회복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은 정말 만만하게 볼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과거의 대멸종을 거울삼아 인류와 지구의 아름다운 공존을 모색하자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책은 마무리됩니다.

 

4. 읽기 쉬운 재미있는 과학 교양서

가벼운 주제가 아니지만 참 재미있고 읽기 쉽게 쓰인 과학책입니다. 작가님의 유려한 말솜씨와 기발한 상상력은 우리를 일순간 책에 몰입하게 합니다. 조금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은 길게 이어지지 않고, 꼭 알아야 할 정보만 콕콕 넣어줍니다. 과학서적을 많이 접하지 않으신 분들, 진화와 기후 위기 그리고 지구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5.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과학책이 낯설지만 재미있게 시작하고 싶은 분
  • 기후 위기의 원인과 의미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고 싶은 분
  • 유머와 비유가 있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

멸종의 진정한 의미를 유쾌한 과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다가오는 환경 위기 속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교양 과학서적 《찬란한 멸종》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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