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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여행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부산 대표 공원

by 궁금증환자 202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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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반게리온>을 보면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기지를 가기 위해 끝도 없이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저는 볼 때마다 무척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장면이었는데요. 부산에는 진짜로 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긴 에스컬레이터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휴식처인 <용두산공원>입니다. 

에반게리온 기지로 가던 긴 에스컬레이터. 엘레베이터가 편할텐데 굳이

 

용두산공원은 부산시민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공원입니다. 부산역과 가까운 중앙역과 남포역 근처라 걸어서 가기도 쉽고, 큰 공영주차장이 있어 차로도 오기 좋습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특히 야경이 아주 수려하며, 부산타워와 면세점도 있지요. 다양한 문화행사도 자주 열리는 곳인 데다 주변에는 국제시장, 깡통시장, BIFF거리, 롯데백화점, 영도다리, 40 계단 등 셀 수 없이 많은 관광스폿들이 널려있기도 합니다. 

 

용두산 공원은 다양한 진입로가 있는데요. 오늘은 날이 좀 더운 데다 점심시간에 살짝 산책만 할 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빠르게 가보겠습니다. 총 4단계로 되어있는 용두산 에스컬레이터는 남포동 패션거리 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포역 1,3번 출구로 나와 문화의 거리 쪽으로 가면 되는데요. 지도 앱에 '용두산공원 입구'라고 검색하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갑자기 떡 하니 나타나는 에스컬레이터 입구, 놓치기 쉬우니 검색하고 가세요.

 

용두산공원은 만약 산책로로 간다면 한 30분 정도 완만한 비탈길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정상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더운 날에도 손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남포동 문화의 거리에서 밥 먹고 쇼핑한 다음, '공원이나 갔다올까?'라는 가벼운 산책이 가능하단 이야기죠. 그리고 4단계의 에스컬레이터는 각 단계별로 미묘한 차이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2단계 에스컬레이터. 양쪽에는 근처에 있는 관광지들이 예쁘게 꾸며져 있습니다.

 

마지막 4단계. 우측 여자분은 저 계단을 끝까지 걸어서 오르시더라구요. 리스펙합니다
용두산공원. 정면에 보이는 하얀 건물이 부산타워입니다. 작지만 시원한 폭포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멋드러진 <용두산공원> 표지석. 글씨체가 귀여워서 찍어봤습니다. 함께 있는 야자수가 이국적이네요.
부산타워와 면세점이 보입니다. 우측에 있는 팔각정건물에 식당과 다방도 있습니다.

 

용두산공원에 오르면 푸른 나무들과 잘 꾸며진 정원, 큰 광장이 있습니다. 저녁에는 아이들 뛰어놀기 좋은 광장이 낮에는 관광버스 주차장이 되어 있네요. 아마 부산타워와 면세점 때문에 단체관광객이 몰리는 것 같습니다. 부산타워에는 전망대가 있는데요 한번쯤 가보기 좋습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부산 남부의 모습이 꽤 볼만했던 것 같습니다. (전망대에 가면 특정시간에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데요. 허접한 CG라 안보셔도 됩니다) 일단 타워까지 올라가 봅니다. 우측 경사로로 가도 되고 정면에 보이는 면세점 계단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사진 스팟. 부산의 상징 갈매기와 동백꽃. 근데 너무 땡볕이자나.
부산의 대표 소주 대선의 자음을 딴 기념품 샵입니다. 술을 담는 프라스틱 상자 모양을 하고 있어서 깜찍합니다
용두산의 상징물 푸른용입니다. 근데 자꾸 시선은 그 뒤로 가네요. 서현님 사진 잘나왔네요.
느닷없이 튀어나온 <국민교육헌장> 제가 외우던 거랑 조금 다른데요. 너 때문에 학교다닐 때 좀 힘들었다.

 

저는 용두산 공원을 4~5번 정도 온 것 같습니다. 주로 주말에 남포동에 먹으러 오거나 손님들 모시고 주변 관광을 하다가 잠깐씩 들렀는데요. 그 중에서 거의 절반 정도는 문화공연을 봤던 것 같습니다. 광장 안에 위치한 커다란 범종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행사를 하는데요. 물론 공짜로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공원에는 평일인데도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 한가로이 쉬고 계신 어르신들, 소풍 나온 학생들, 사진 찍기에 바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합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는 공원 하나가 이렇게 소중한 삶의 인프라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공원에서 내려갈 때는 중앙역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산책로를 선택했습니다. 내리막길이니까요. 커다란 나무들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고양이들도 많이 만날 수 있는데요. 예전에 보니 큰 캐리어에 사료와 물을 가져와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으시더라고요. 덕분에 냥이들도 살기 좋은 용두산인 것 같습니다.  산책로 여기저기에는 용두산공원과 관련된 오래된 사진들, 안내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왜관시절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을 겪고 지금까지 용두산공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내려가는 산책로. 녹음이 짙은 길을 따라 걸으면 용두산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산책로 입구에서 바라본 용두산공원 가는 길. 점심 시간을 맞아 산책하는 직장인들도 많았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던 시절. 점심을 먹고 배가 더부룩하면 동료들과 커피 한 잔 뽑아 들고 여의도공원을 가끔 걸었습니다. 그때는 직장 근처에 이런 공원이 있어 너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용두산공원에 와보니 볼 것도 없는 여의도공원, 그 땡볕을 그렇게 걸었구나 싶습니다. 부산에는 이렇게 좋은 공원들이 꽤 많습니다. 앞으로 차차 소개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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