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가끔 가게 됩니다. 처음 진주에 갔을 때 '진주하면 뭐가 유명한가요?'라고 동료들에게 물었지요. 아마 진주성이나 촉석루라는 답변이 오겠지 싶었는데 의외의 대답은 '냉면집은 가봤나요?'였습니다. 하나의 지역 맛집을 넘어서 유명 관광지 수준이 되어버린 진주냉면의 최고봉 <하연옥>으로 출발합니다.
☆ 하연옥(본점)
· 영업시간 : 10:00 ~ 21:00
· 대표메뉴 : 진주냉면, 육전, 곰탕
· 주소 :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 1317-20
· 전화번호 : 055-746-0525
· 주차 : 가능
하연옥은 진주성과 진양호 사이에 있습니다. 진주성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어 차로 이동하신다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가게 주변에 주차자리도 넓습니다.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던 가게가 허영만 선생님의 <식객>에 소개된 이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하연옥>에는 언제나 시원한 냉면과 구수한 육전을 즐기려는 지역민들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사실 <하연옥>에 오면 메뉴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주 물냉, 비냉 중에 하나를 고르고 육전을 추가하면 됩니다. 저도 처음 왔을 때 물냉면과 육전을 먹었었지요. 살짝 살얼음이 껴있는 물냉면은 지금 생각해도 침이 고이는 맛입니다. 구수하고 진한 육수에 육전까지 푸짐하게 올려져 있어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며칠 째 속이 좀 불편했던 저는 밥이 먹고 싶었어요. 지역민에게 <하연옥>의 국밥류도 맛이 좋다는 이야기 이미 들어놨던 터라 망설임 없이 '지리산 흑돼지 맑은 곰탕'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손님들 대부분은 냉면과 육전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정갈한 밑반찬에 푸짐한 고기가 가득들어있는 곰탕이 금세 도착했습니다. 저는 무의식적으로 감탄사를 뱉어 낼 수밖에 없었죠. 얼른 사진을 찍자마자 우선 국물부터 한 입 맛을 봤습니다. 진한 육수지만 깔끔한 맛이 나 연달아 몇 모금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건저 내어 새우젓에 찍었는데 단 맛이 나는 겁니다. 맛이 좀 신기해서 새우젓만 집어 먹어봤지요. 근데 짠맛이 은은하게 나면서 살짝 단 맛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종류의 새우젓인지 모르지만 무척 고급스러운 맛이었지요,
고기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안났습니다. 부드러운 고기를 새우젓에 찍어먹고 밥까지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만족감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제 옆자리에는 멀리서 오신 듯한 4명의 가족이 계셨는데요. 냉면과 육전을 드시면서 계속 감탄을 하시는 거예요. 참 그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저도 이 맛있는 음식을 혼자 먹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 포장되는 메뉴가 있나 봤더니 '소고기 선짓국'이 있더라고요. 포장을 요청드렸더니 금세 가져다주시네요.
포장지를 보니 하연옥은 1945년에 시작했나 봅니다. 참 오래도록 이 맛을 이어가는 게 대단합니다. 포장해 간 국밥도 맛이 좋았습니다. 특히 선지가 너무 싱싱하고 국물 맛이 좋아서, 맛을 본 와이프가 집나 갔던 입맛이 돌아왔다며 앞으로 진주에 가면 저 국밥을 꼭 포장해 오라십니다. 육아에 지쳐있는 아내에게 오랜만에 센스 있는 남편역할을 해봤네요.
맛있게 한 끼를 해결하고 가게 밖으로 나오니 잠시 쉴 수 있는 소파와 저렴한 셀프커피바가 준비되어 있네요. 저는 일정이 급해 바로 나왔지만 누군가와 함께 온다면 여기서 커피 한 잔 하며 <하연옥>의 맛을 음미해 보면 좋을 것도 같습니다. 참, 제 맞은편에서 소갈비(39,500원, 2인)를 시켜서 드시는 단체 손님도 있었는데요. 비주얼이 난리납니다. 친절한 직원분들이 직접 잘라주고 구워주는데 자꾸 눈길이 가더라고요. 우리 회사 근처에 있으면 바로 회식인데 아까웠습니다.
<하연옥>은 진주에도 몇 군데 분점이 있지만, 서울에도 잠실, 마포, 용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네요. 진주냉면 안 드신 분들은 꼭 한 번 드셔보세요. 예부터 평양냉면과 함께 냉면의 쌍두마차라고 불렸다는데요. 독특하지만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 곰탕도 물론 맛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하연옥>하면 냉면이라는 건 부인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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