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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여행

[부산 중구] 서울깍두기(본점)-현지인이 강력 추천한 설렁탕 맛집

by 궁금증환자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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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은 약간 옛스러운 이름과 달리 관광객은 물론 부산의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핫플레이스입니다. 부산역, 자갈치시장과 가깝고 국제시장, 깡통시장, 용두산공원, 영도다리 등 전통적인 관광지들이 촘촘히 주변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또 잘 정돈된 광복로 패션거리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옷가게들이 가득 차있기도 하지요. 그 남포동 한복판에 자리 잡은 부산 국밥의 대표선수 <서울깍두기>를 소개합니다.

 

☆ 서울깍두기(본점)

  - 영업시간 : 08:00 ~ 20:30
  - 대표메뉴 : 설렁탕 / 곰탕
  - 주소 : 부산 중구 구덕로 34번 길 8
  - 전화번호 : 051-245-3950
  - 주차 : 불가(아마도)

 

<서울깍두기> 본점의 위용. 남포동 중앙에 건물까지 갖고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입니다.

 

<서울깍두기>는 무려 195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는 남포동의 대표 맛집입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로 현재의 모던한 모습을 갖게 되었다네요. 부산시내에만 체인점을 수십 개(해운대에만 4개) 갖고 있을 정도로 부산에서는 인기가 많은 유명 맛집입니다. 

 

부산생활을 처음시작할 때 부산의 지명들이 너무 생소했습니다. 이기대, 초량, 좌천, 하단, 좌동, 우동. 분명 한국인데도 마치 외국에 와있는 듯 어색한 느낌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서면을 걷는데 <서울깍두기>라는 간판의 가게가 보이는 겁니다. 뭐지 부산에 왠 서울깍두기?  옛날에 재밌게 봤던 드라마 <서울뚝배기>가 생각나는 가게이름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한 후 한동안은 잊고 있었지요.

 

메뉴판. 설렁탕/곰탕/수육/양지탕의 깔끔한 구성. 근데 깍두기 포장이 7천원???

 

그러다 얼마 후 부산에 사는 동료와 남포동에서 만날 일이 있었는데요. 제가 맛난 거를 사주겠다고 했더니 점심을 조금 일찍 먹을 수 있냐는 겁니다. '왜요? / 거기가 맛집이라 사람이 엄청 붐비거든요. / 평일인데?  / 항상 그래요.' 도대체 얼마나 맛집이길래 그러나 싶어 가자고 했지요. 그랬더니 절  <서울깍두기>로 데려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여기가 그렇게 맛집이었어?라고 생각하며 설렁탕을 시켜 먹었는데. 와우. 얌전하지만 강력했던 그 첫맛이 기억나 오늘도 찾아왔네요. 

 

오늘은 곰탕을 주문했습니다. 소의 뼈에 붙은 고기(사골과 도가니)와 양지머리를 넣고 끓이는 설렁탕과 달리 곰탕은 곱창, 양, 사태 등 고기를 이용해 국물을 내는 음식이라지요. 부산은 고기류의 신선도와 맛도 좋은데. 그래서인지 국밥류가 맛이 좋고 특히 곰탕 맛집이 꽤 많습니다. 메뉴 구성은 심플합니다. 사실 전국 어디나 비슷하겠지요. 김치와 깍두기가 먼저 나오고 곧 맑은 국물의 곰탕이 나옵니다.

 

곰탕(14,000원). 깔끔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맛이 일품입니다.

 

먼저 깍두기를 한 입 먹어봅니다. <서울깍두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삭하면서 시원한 깍두기 맛이 좋네요. 국밥 국물을 맛보니 기본 간은 되어 있는 것 같지만 약간 싱거운 느낌이라 소금 간을 조금 합니다. 곰탕의 국물맛은 진하고 고기는 부드러워 먹기 좋습니다. 중간쯤 먹다가 깍두기 국물을 말아 넣으니 시원한 맛이 더해져 깔끔하게 한 끼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먹고 고개를 드니 평일인데, 12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웨이팅이 생깁니다. 비까지 오는 날이었는데,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은데 이 가게 정말 대단하네요. 대충 보니 관광객보다는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사실 <서울깍두기>의 메뉴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설렁탕, 곰탕이야 흔하고 양지탕 정도가 좀 낯선 느낌이지만 대충 뭔지 감이 오는 이름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쌓아온 명성에 기본에 충실한 맛과 좋은 재료가 가득 들어간 따뜻한 국밥이 사람들을 불러오는 게 아닐까요.

비오는 평일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가게 내부. 손님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었습니다.

 

든든하게 한 끼를 먹고 계산을 하러 가니 사장님이 웃으시며 맛이 괜찮았냐고 물어보십니다. 직원분들도 분주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친절하시더라고요. 이제야 생각해 보니 <서울뚝배기>가 1956년에 시작했거든요. 아마도 사장님은 서울출신 피난민이 아니었을까요. 부산에 정착하시면서 '서울'이라는 이름을 걸고 설렁탕 가게를 차리신 것 같습니다. 정작 왕십리에는 몇 군데 없는 '왕십리곱창'이 전국에 퍼져있는 것처럼 말이죠.

 

부산에서 올라가는 길에 기차시간이 좀 남았는데 관광도 하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싶으시다면 남포동을 추천합니다. 부산역에서 지하철로 2 정거장인 남포역에 내리셔서 주변 관광지도 구경하시고 <서울깍두기>에서 설렁탕/곰탕 한 그릇 하시면, 아마도 집에 도착하실 때까지 속이 든든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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