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가끔 통영에 갑니다. 서울에 살 때는 큰맘 먹어도 오기 힘든 통영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것도 부산 생활의 이점이지요. 통영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타 지역과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그 많은 관광객들이 통영으로 찾아오시는 것이겠지요. 바로 그 통영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는 한식 맛집. <통영밥집가온>을 소개합니다.
☆ 통영밥집가온
· 영업시간 : 11:00 ~ 21:00 (평일 11:00 ~ 20:30)
· 대표메뉴 : 가온솥밥, 멍게비빔밥
· 주소 : 경남 통영시 중앙로 151-4
· 전화번호 : 0507-1384-2996
· 주차 : 주변주차장 지원 (전화문의 필요)
해운대에서 통영은 차가 안 막혀도 2시간은 걸리는데요. 악명 높은 동서고가도로의 출퇴근시간 정체에 걸리지 않으려면 새벽 일찍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통영에는 늘 일정보다 일찍 도착하게 됩니다. 그러면 전 주로 목적지와 가까운 스타벅스로 갑니다. 스타벅스 매장은 대부분 주차도 되고 오픈시간도 빨라 자주 이용하는데요, <스타벅스 통영죽림점>은 바다 바로 앞에 있어 더욱 좋습니다. 오늘도 카페인 한 모금 천천히 충전하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전 활동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통영중앙시장에서 꿀빵도 사갈 겸 시간을 내었습니다. 점심도 근처 가게에서 먹기로 했지요. 원래는 동피랑도 살짝 볼까 싶었는데 일정이 촉박해 동피랑은 보지 못했네요. 우선 근처에 있는 '중앙전통시장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합니다. 깨끗한 건물에 주차자리도 많아 편하게 주차를 했습니다. 이렇게 큰 주차장도 주말이면 아마 주차전쟁이 벌어지겠지요. 통영의 하늘과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을 몇 장 찍고 움직입니다.
주차장을 나와 잠시 시장을 둘러봅니다. 시장 규모가 꽤 있어 볼 게 많지만 전 딱히 살게 보이지 않아 바로 꿀빵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나왔습니다. 꿀빵가게들은 다 비슷해 보이고 모두가 현란한 방송출연경력을 어필하고 계시더군요.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길래 가장 인상 좋으신 분께 구입했더니 덤을 막 주시네요. 꿀빵을 가득 안고 다시 주차장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점심을 먹을 <통영밥집가온>은 바로 주차장 옆에 있습니다.
<통영밥집가온>은 산토리니가 떠오르는 코발트블루색의 외관을 가져서 쉽게 찾을 수가있습니다. 검색해 보니 손님이 많다던데, 평일에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은 한산하더라고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원래는 가온 솥밥을 먹으려 했는데 가격이 조금 부담돼서 기본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가온솥밥'이 뭔가 대단할 것 같기는 한데, 나중에 또 먹으면 되니깐요.
가온은 '세상의 중심'이란 뜻을 가진 우리말이라고 하네요. 어머니와 따님이 함께 하시는 가게가 통영의 중심인 통영중앙시장에 있어 '가온'이라는 이름을 붙이셨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굴요리, 여름에는 통영물회를 계절메뉴로 제공한다고 하니 방문 시점이 잘 맞는다면 별미를 맛볼 수 있겠네요. 예전에 통영에 여행 오면 멸치쌈밥, 충무김밥 같이 바다맛 진하게 들어간 음식들만 먹었는데 오늘 한식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하며 음식을 기다립니다.
잠시 후 슬슬 떼깔 좋은 음식들이 차근차근 나옵니다. 아무리 정식이라 해도 반찬 가짓수가 엄청나네요. 정말 푸짐합니다. 우선 솥밥을 퍼내고 물을 담아놓은 다음. 미역국부터 한 모금 마십니다. 왠지 미역국에서도 더 진한 바다향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시계방향으로 반찬들을 차례차례 맛봅니다. 요리 잘하는 맛집들은 어쩌면 반찬들도 이렇게 맛있을까요. 놓치는 것 없이 차근차근 하나씩 꼼꼼히 맛을 보는데, 새벽부터 시달린 제 몸뚱이들이 화답하듯 무아지경의 상태로 흡입을 시작합니다.
메인메뉴인 양념불고기와 생선구이의 맛도 좋지만, 전반적으로 해산물이 들어간 반찬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징어무침만 해도 서울에서 먹을 때는 좀 맥이 없다고 해야 하나 뭔가 좀 시들한 느낌이 드는데, 여기는 방금 바다에서 건지 올린 듯 파릇파릇합니다. 전반적인 음식의 퀄리티가 높아서 신나게 먹는 도중에, 뭔가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남아 있어 식사를 잠시 멈추고 다시 반찬을 살펴보았습니다. 샐러드 맛이 심상치 않습니다. 다시 샐러드에만 집중해서 먹어보니 우와 이거 예술이네요. 고소한 견과류가 듬뿍 들어가 있는 싱싱한 샐러드에 새콤달콤한 소스가 잘 어우러져 먹을수록 감칠맛이 납니다.
마지막 솥밥에 있는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먹고 식사를 마쳤습니다. 배가 든든해지고 만족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가게에는 벌써 단체손님들이 서서히 입장하고 계시더라고요. 자리를 정리하고 계산을 합니다. 맛이 어땠냐는 친절한 물음에 엄지척을 해드립니다. 근데 지하 주차장은 주차지원이 안된다시네요. 손님이 붐벼 그냥 나와 자세한 이야기는 못 나눴는데, 차로 가신다면 가게에 문의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물론 그래봤자 한 시간에 천 원 정도로 주차비가 부담되지는 않지만요.
오후 일정이 있어 부랴부랴 꿀빵을 들고 주차장으로 돌아갑니다. 부산 돌아가는 길에 동서고가에서 고생하지 않으려면 통영에서 빨리 출발해야 하거든요. 부산에 무사히 도착해 사온 꿀빵 한 봉지는 사무실 동료들에게, 한 봉지는 가족들에게 나누어줍니다. 꿀빵을 하나만 먹으라는 와이프와 오늘만 두 개 먹겠다는 아들의 귀여운 실랑이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하네요. 이상, 통영에서 먹은 맛있는 한식 한 끼 <통영밥집가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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