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바다를 바라봤을 때 오른쪽 끝자락에 있는 동백섬은 부산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책로입니다. 동백섬은 계절에 관계없이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걷고 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낮보다 밤에 하는 동백섬 산책을 더 좋아합니다. 동백꽃은 대부분 졌지만 여전히 볼거리도 많고 상쾌한 동백섬으로 출발합니다.
동백섬 입구로 들어가면 눈길은 자연스레 더베이 101과 마린시티가 보이는 우측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면에는 웨스틴 조선호텔이 보이는데요. 그 왼쪽으로는 넓은 해운대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들어오던 방향 그대로 쭉 걸어가면 동백섬 입구가 나오지만, 저는 오늘 더베이 101쪽으로 갑니다. 이 방향이 동백섬 밤산책에 더 적합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동백섬 밤산책을 갈 때 이 길로 가는 이유는 마린시티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동백섬 산책로에는 나무들이 많아서 걸으면서 야경이 잘 보이지 않거든요. 낮에는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밤에는 역시 야경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 바로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를 멋있는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광안대교를 잠시 구경하고 가던 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메인 산책로로 이어집니다. 이제부터 부산의 상쾌한 밤공기를 마시며 기분 좋게 걸으면 됩니다. 동백섬은 제 걸음으로 한 바퀴를 걷는데 대략 25분 정도 걸립니다 (걸음 조금 빠른 편임) 하지만 동백섬을 빠르게 걷는 건 운동할 때이고, 대부분은 경치를 보며 느릿느릿 걷는 것이 더 좋지요.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동백섬의 또 하나의 볼거리인 APEC누리마루가 보입니다. 오늘은 관람시간이 지났으니 그대로 스쳐가지만, 낮에 오신다면 잠시 들러도 좋습니다. 회의장도 볼만하고 1층까지 내려가면 바다 코 앞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쉴 수도 있으며,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작은 공원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 누리마루 APEC하우스
-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5시 (매월 첫번째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무료
- 전화번호 : 051-743-1974
APEC 누리마루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동백섬에서 가장 중요한 하얀 등대가 보입니다. 하얀 등대는 동백섬의 우측 꼭짓점을 찍고 있는데요. 한자리에서 왼쪽으로는 해운대를, 오른쪽으로는 광안대교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당연히 구경하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망원경도 있는데 밤이니 소용없겠죠? 낮에는 멀리 이기대와 오륙도까지도 잘 보인답니다.
참으로 올 때 마다 감탄을 부르는 야경입니다. 동백섬 밤산책은 이 광경을 보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매일 새벽에 볼 수 있는 해돋이도 좋고 한낮의 상쾌한 산책도 좋지만, 동백섬은 역시 야경입니다. 하얀 등대까지 가면 대략 동백섬 산책로를 절반 정도 오신 겁니다. 그대로 산책로를 따라서 동백섬을 빠져나갈 수도 있지만, 동백섬이 처음이시라면 해파랑길을 추천합니다. 잘 정돈된 나무데크길이 동백섬 측면을 따라 이어지는데요. 바닷소리를 만끽하며 걷기 운동을 할 수 있게 해 주거든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파도소리를 들으며 나무데크를 걷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거기에 촘촘히 빛나는 은은한 조명도 밤산책에 운치를 더하며 안전한 산책을 도와줍니다. 한참을 걷다 보면 작은 흔들 다리를 보게 되는데요. 그러면 이제 나무데크길은 다 끝이 난 겁니다. 그대로 데크를 따라 조금 더 걸으면 조선호텔 옆 해운대까지 이어지게 되지만, 전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옆으로 빠져 산책로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동백섬 산책을 마쳤습니다. 언제 와도 상쾌하고 쾌적한 동백섬입니다. 동백섬은 해운대와 근접해 있어 해운대를 보고 나서 그냥 잠깐 보고 가자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숙소를 해운대로 잡으셨다면 저처럼 밤에 가볍게 산책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마 잊지 못할 추억과 아름다운 부산 야경사진을 잔뜩 얻게 되실 겁니다.
♥ TIP
- 동백섬에 차로 오시면 동백공영주차장이 저렴하고 가깝습니다. 하지만 해운대 관광객들도 이용하는 곳이라 주말에는 꽤 넓은 주차장도 언제나 만차입니다. 주말에 차로 오신다면 붐비는 시간을 피하시거나 다른 주차장을 찾으시는게 좋습니다. 입장까지 상당히 기다리실 수 있습니다.
- 지하철로 오시면 부산지하철 2호선 동백역 1번 출구로 나오시면 제일 가깝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대략 10분 정도 걸립니다.
- 산책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 유모차로도 편하게 섬 전체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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