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랫동안 경제서적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던 책이 있었습니다. 왠지 거북스러운 빨간색 표지인 데다가 유명인도 아닌 '세이노'라는 인물도 낯설었지만, 무엇보다도 '가르침'이라는 제목이 눈에 거슬려 한동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너무나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있더라고요. 뭔가 있나 보다 란 생각만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분명 요즘 자주보이는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고 장황한 자기 성공담을 늘어놓는 내용일 거라는 제 예상과 달리 이 책은 인생을 마주하는 자세, 돈을 대하는 마음 등 철학에 가까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꽤 두꺼웠던 책을 오랜 시간 결국 다 읽어내고 덮은 오늘, 다시금 밑줄 친 문구들을 훑어보니 가슴에 평생 새길만한 좋은 글이 많은 꽤 괜찮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력이란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기 싫어하는 것을 더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2. 가정의 어려움으로 처절하게 가난한 상태인 밑바닥부터 삶을 시작했던 저자는 결국 자신만의 노력으로 수천억에 달하는 재산을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온갖 사업들을 하면서 나름 부침이 있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45세가 되었을 때 이미 엄청난 부를 이루고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었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계기로 여러 곳에 글을 기고하며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지요. '세이노'라는 건 그때부터 사용하던 필명입니다. 매우 거칠지만 간단명료하고 무엇보다 사심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던 그의 여러 글들이 많은 팬들을 양성하게 되었고 이렇게 유명인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더 잘하는 방법이 있다
첫째, 어떤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면 반드시 개선점을 찾아내라
둘째, 행동하기 전에 그 일에 필요한 지식을 반드시 흡수해라
셋째, 실수하지 마라
넷째, 효율적으로 일해라
다섯째, 경험자 의견을 반드시 들어라
3. 책을 읽으면서 그의 생각과 삶을 바라보는 그만의 관점을 철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분량인데도 겹치는 내용이 거의 없이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내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삶이 답보상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시간을 내어 완독에 도전하셔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주 맵고 따끔한 충고들이 가득한데 한데 분명 도움 되는 문구 몇 개는 건질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문장들이 있지만 저에게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인생의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 문구에 격하게 공감한 이후 삶을 대하는 저의 태도가 아주 조금은 바뀔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당신을 또다시 찾도록 열심히 일하라. 그게 장사와 사업의 성공 비결임을 잊지 말아라. 전쟁 피난민처럼 살면서 절약하고 절약하라.
4. 다시 말씀드리지만 매우 거친표현이 많기 때문에 분명 적지 않은 부분에서 여러분의 심기를 건드릴 겁니다. 특히 정치색이 저와 많이 다르고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저도 몇 번 책을 덮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다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지요. 모든 내용에 동의해야만 좋은 책은 아니니까요. 특히 운전매너에 대한 부분은 저와 100% 일치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시원시원하게 글을 적어놓으니 속이 다 뻥 뚫리는 기분이 들기도 하더군요.
주차장에서 주차를 할 때는 지나칠 정도로 정확히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텅 빈 주차장일지라도 자기차의 오른쪽과 왼쪽에 차량이 주차될 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5. 이 책을 한 번 읽는 다고 삶이 확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자의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일을 때 불편하기도 하고 사실 논란이 될 만한 내용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돈을 벌게 해 준다는 사기꾼 같은 책들이 범람하는 요즘, 잔인할 정도로 냉소적이지만 가슴을 후벼 파는 날카로움이 가득한 이 책은 몸에 좋은 쓴 약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정신이 좀 들었거든요. 오로지 자신만의 힘과 판단으로 엄청난 부를 이룬 세이노. 인쇄 수입도 생각하지 않고 정성스레 써 내려간 그의 책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어느 독자(고시 출신의 공무원)가 미국에 가서 세탁소를 하려고 한다고 했을 때 내가 준 조언은 지금 당장 우리나라 세탁소에 가서 인부로 일하라는 것이었다. 그게 사업이건 장사건 처음에 가져야 할 자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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